1. 아침 루틴: 트빌리시의 햇살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
트빌리시에서의 하루는 이 도시 특유의 따뜻하고 조용한 아침 공기와 함께 시작된다. 오전 7시 30분쯤이면 동네는 아직 고요하고, 골목마다 펼쳐진 구시가지 건물들과 구불구불한 언덕길이 햇살을 받아 은은히 빛난다. 이 시간대에는 카페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출근길 현지인들로 천천히 거리의 리듬이 살아난다.
나의 아침 루틴은 단순하면서도 리듬감 있다. 먼저 근처의 사브루브노 거리(Saburtalo Street)를 따라 걷는 산책으로 몸을 푼다. 거주 중인 아파트는 보통 월 35~40만 원 수준으로 저렴하면서도 조용한 주거 지역에 위치한다. 산책 후에는 현지에서 인기 있는 카페 Entrée나 Stamba Café에서 플랫 화이트와 카차푸리 토스트로 가볍게 식사를 한다.
트빌리시의 카페들은 조용한 편이며 노트북을 꺼내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 대체로 와이파이 속도는 80~120Mbps 수준이며, 아침 시간대는 손님이 적어 업무 몰입도가 높다. 이 시간은 주로 이메일 체크, 슬랙 업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한국과의 시차(약 5시간 차이)를 활용한 아웃라인 정리 시간으로 사용한다.
2. 집중 업무 시간: 코워킹 or 홈오피스 선택 루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본격적인 집중 업무 시간이다. 트빌리시에서는 FabriKa Co-Working, Impact Hub Tbilisi, 그리고 Terminal 같은 공간이 노마드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이들 코워킹 스페이스는 하루권, 주간권, 월간권 모두 유연하게 구매 가능하며, 하루권 기준 한화 약 10,000원 수준이다.
나는 업무 내용에 따라 집에서 조용히 일하는 날과 코워킹에 나가는 날을 번갈아 운영한다. 집에서는 모니터와 접속 기기를 고정해두고, 오전 시간은 주로 글쓰기, 기획안 정리, 클라이언트 미팅 준비에 쓴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는 디자인 협업, 줌 회의, 혹은 개발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특히 FabriKa는 내부 카페와 루프탑까지 연결되어 있어, 집중과 휴식을 오가는 데 이상적이다.
트빌리시는 다른 중저가 도시 대비 인터넷 품질이 훌륭하다. 코워킹 공간은 최대 200Mbps 이상 속도, 안정적인 공유기 시스템을 제공하며 전력 공급도 안정적이다. 또한 동시 접속자 수가 많아도 연결 불량이 거의 없다. 이는 업무 연속성을 중시하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3. 점심과 오후 루틴: 저렴하면서도 품격 있는 식사 문화
트빌리시에서의 점심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다. 이 도시는 미식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도 품질 높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보통 13시~14시쯤 코워킹에서 나와 근처의 현지 식당을 찾는다.
대표적인 메뉴는 카차푸리(치즈빵), 로비오(콩요리), 바질 넣은 샐러드, 미네랄 워터 등이며, 평균 한 끼에 약 10라리 (한화 약 7,000원) 정도, 조금 고급 식당에서도 20라리 내외다. 현지 체류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Cafe Littera, Azarphesha, Klike's 같은 곳은 분위기도 좋고 와이파이도 빠르다.
점심 후에는 보통 잠시 산책을 겸한 리프레시를 한다. Rustaveli 거리나 Mtatsminda 공원을 걸으며 공기와 햇살을 즐긴다. 트빌리시는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구조라, 오후 시간대 루틴이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 된다.
보통 오후 3시~6시 사이에는 집이나 코워킹 스페이스로 다시 돌아가, 마무리 업무와 미팅을 한다. 한국이나 유럽 클라이언트와의 화상 회의는 주로 이 시간대에 집중된다.
4. 저녁부터 밤까지: 트빌리시의 노마드 라이프 진면목
하루의 마무리는 트빌리시만의 낭만으로 채운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7시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노마드 라이프의 ‘사회적 시간’이다. 노마드들이 자주 모이는 Vake 지역의 루프탑 바나 술집, 재즈바 등에서 작은 밋업이 열리기도 한다.
트빌리시에는 실제로 Slack 커뮤니티나 Telegram 채널을 통해 디지털 노마드 밋업, 프리랜서 네트워킹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영어 사용이 원활하고, 현지인들도 외국인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에 쉽게 어울릴 수 있다. 한 잔의 와인(조지아는 와인 강국)과 간단한 스낵으로 하루의 긴장을 풀며 이야기 나누는 이 시간은, 단순히 업무가 아닌 생활의 연장선으로 느껴진다.
때로는 공연장(Opera & Ballet Theatre)이나 영화관, 미술관도 저녁 일정의 일부가 된다. 조지아 현지 문화도 가까이 접할 수 있어, 단기 체류가 아닌 정서적 장기 체류가 가능한 도시로서 트빌리시의 매력이 부각된다.
마지막으로, 보통 밤 10시 전후에는 귀가해 다음 날 루틴을 정리하고 일과를 마무리한다. 유튜브로 세계 뉴스, 트렌드 체크 등을 하며 내일의 업무를 준비하고, 조용한 밤공기 속에서 숙면에 든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중저가 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지털 노마드 초보자의 실수와 생존 전략: 첫 도시에서 배운 5가지 (1) | 2025.06.19 |
---|---|
비수기에는 어때? 시즌별 노마드 도시 추천 (2) | 2025.06.19 |
‘치앙마이’에서 진짜 한 달 살기 해보니 생긴 7가지 변화 (0) | 2025.06.19 |
발리에서 일하며 요가까지: 생산성과 휴식의 완벽 균형 (2) | 2025.06.19 |
노마드를 위한 도시별 와이파이+카페+노이즈 레벨 비교 (0) | 2025.06.19 |
2025년 기준 가장 트렌디한 디지털 노마드 도시 BEST 10 (0) | 2025.06.19 |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노마드 도시 TOP 5 (0) | 2025.06.18 |
중남미 노마드 도시 비교: 메데인 vs 과달라하라 vs 키토 (0) | 2025.06.18 |